“두바퀴에 따뜻한 세상 담아왔어요”
아내와 함께 아시아 5개국 자전거여행 해남 땅끝문학회 장홍선 씨
2013년 10월 24일(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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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의미를 찾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여행이에요. 더 나은 세상을 만나면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그런데 10개월간 세계를 여행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좋은 곳이고,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게 됐죠.”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까지, 다섯 나라는 장홍선(34)·김하영(여·36)씨 부부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0개월 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국가들이다. 부부는 바쁜 일상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을 온전하게 느끼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선택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보고자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기 보다 발길 닿는대로 페달을 밟았다.
최대한 짐을 줄이고 출발했지만 텐트와 여분의 옷, 생필품 등을 챙기다 보니 어느덧 50㎏이 넘었다. 일주일 간 제주도에서 자전거 타기 예행연습을 마친 부부는 안장 가득 짐을 싣고 중국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자유여행을 떠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2012년 5월, 중국 상해에서 황산으로 향하는 도중에 해가 저물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부부가 당황했을 때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다.
“상해도심을 벗어나 시골길을 달리다가 이름도 모르는 작은 마을에서 갑자기 날이 어두워졌어요. 주위를 둘러봐도 텐트를 칠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죠.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하나씩 모이더니 허기를 달래 줄 국수, 세수할 수 있는 따뜻한 물을 가져다 줬어요. 아는 사람은 커녕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마을에서 중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베트남에서는 이름도 몰랐던 이의 집에서 한달간 머물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부 탕호아 지역으로 향하던 중 밤 늦게 숙소를 정하고 배고픔에 거리로 나왔다. “한국 사람이에요?” 갑자기 등 뒤에서 한국말이 들리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로 그들을 부른 례반둥 씨는 2000년부터 약 6년간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머물렀다고 한다. 공장에서 일하며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한국인의 정에 감명 받았다. 그리고 한국과 한국인을 좋아하게 됐다. 현재 그의 동생도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며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례반둥 씨의 집에서 약 한달간 머물며 그의 친척들과도 가족처럼 지냈다.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연극을 전공했던 장홍선 씨는 연극을 하며 지금의 부인을 만났고 지난 2008년 결혼했다. 평범한 삶을 살던 부부는 지난 2010년 1월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로 귀농했다. 이들은 전국을 여행하며 해남의 따뜻한 기후와 인심에 반해 정착하게 됐다. 이후 청소년 상담 업무를 하며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들 역시 ‘자전거 세계 여행’과 ‘귀농’이라는 선택을 하기 앞서 주변 반대와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부는 물질에 크게 욕심내기 보다 내면적인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겼기에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이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미디어를 통해 중국이나 인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를 접하면 과연 여행을 가도 괜찮을까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실제 저희가 만난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고 자신의 것을 내어주었어요. 삶의 의미를 찾고자, 더 나은 세상을 발견하고자 떠난 여행에서 발견한 소중한 결론입니다.”
/양세열기자 hot@kwangju.co.kr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까지, 다섯 나라는 장홍선(34)·김하영(여·36)씨 부부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0개월 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국가들이다. 부부는 바쁜 일상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을 온전하게 느끼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선택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보고자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기 보다 발길 닿는대로 페달을 밟았다.
최대한 짐을 줄이고 출발했지만 텐트와 여분의 옷, 생필품 등을 챙기다 보니 어느덧 50㎏이 넘었다. 일주일 간 제주도에서 자전거 타기 예행연습을 마친 부부는 안장 가득 짐을 싣고 중국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자유여행을 떠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2012년 5월, 중국 상해에서 황산으로 향하는 도중에 해가 저물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에 부부가 당황했을 때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다.
“상해도심을 벗어나 시골길을 달리다가 이름도 모르는 작은 마을에서 갑자기 날이 어두워졌어요. 주위를 둘러봐도 텐트를 칠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죠.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하나씩 모이더니 허기를 달래 줄 국수, 세수할 수 있는 따뜻한 물을 가져다 줬어요. 아는 사람은 커녕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마을에서 중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베트남에서는 이름도 몰랐던 이의 집에서 한달간 머물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부 탕호아 지역으로 향하던 중 밤 늦게 숙소를 정하고 배고픔에 거리로 나왔다. “한국 사람이에요?” 갑자기 등 뒤에서 한국말이 들리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로 그들을 부른 례반둥 씨는 2000년부터 약 6년간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머물렀다고 한다. 공장에서 일하며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한국인의 정에 감명 받았다. 그리고 한국과 한국인을 좋아하게 됐다. 현재 그의 동생도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며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례반둥 씨의 집에서 약 한달간 머물며 그의 친척들과도 가족처럼 지냈다.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연극을 전공했던 장홍선 씨는 연극을 하며 지금의 부인을 만났고 지난 2008년 결혼했다. 평범한 삶을 살던 부부는 지난 2010년 1월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로 귀농했다. 이들은 전국을 여행하며 해남의 따뜻한 기후와 인심에 반해 정착하게 됐다. 이후 청소년 상담 업무를 하며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들 역시 ‘자전거 세계 여행’과 ‘귀농’이라는 선택을 하기 앞서 주변 반대와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부는 물질에 크게 욕심내기 보다 내면적인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겼기에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이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미디어를 통해 중국이나 인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를 접하면 과연 여행을 가도 괜찮을까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실제 저희가 만난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고 자신의 것을 내어주었어요. 삶의 의미를 찾고자, 더 나은 세상을 발견하고자 떠난 여행에서 발견한 소중한 결론입니다.”
/양세열기자 h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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