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올해 추진할 시정으로 내건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가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정책 과제가 부재한 데다 제시한 계획도 충분한 예산을 확보 못해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2015년 시정방향에서 제시한 ‘안전한 푸른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된 ‘광주광역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계획(2015~2019년)’의 일환으로, 올해는 ‘빛고을 자전거길 지킴이단’의 순찰 결과를 반영해 자전거 도로를 단계적으로 정비하고, 강변축 자전거 거점터미널 운영, 공공자전거 확대 운영 등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관련 예산은 총 7억 원으로, 여기엔 노후 자전거 정비, 자전거 도로 확충 및 정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시는 당초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공공자전거를 200대씩 새로 구매해 광주지역 전체 640대인 공공자전거를 2020년까지 3040대로 늘리고, 시·구청 등 68개인 공공자전거 대여소도 2020년까지 78개로 늘리려 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지하철역 공공자전거를 제외하고 공공청사(시청, 구청, 동사무소 등)의 공공자전거 이용률이 저조한 것을 개선해보려 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예산안에 대한 광주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공공자전거 대여소’ 관련 2억 원이 삭감돼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라고 해봤자 사실상 기존 자전거 도로를 조금 늘리거나 정비하는 게 전부인 셈이다.
광주에 있는 자전거 도로는 279개 구간 총 683km 규모로, 이중 70% 이상(539km)이 보도에 있는 ‘겸용’이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131km에 불과하다. 도로에 마련된 ‘자전거 전용차로’는 12km로 15km였던 2009년보다 3km가 줄었다.
노면불량, 도로부족과 더불어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으로 지적되는 자전거 도로간 연계성 부족, 겸용도로 이용시 보행자와의 갈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전거가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할 광주시의 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이 있지만, 역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내용을 보면 자전거 보관대 확충 및 정비, 자전거 안전교육, 자전거 무상수리 등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지속하는 것에 불과한데다 예산 규모도 1억8000만 원으로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2%대에 그친 ‘자전거 수단분담율’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광주에코바이크의 김광훈 사무국장은 “법에 따라 광주시가 ‘광주광역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긴 했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시가 진정 자전거 타기 좋은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광역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계획’이 작년 말에 수립돼 예산반영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이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산 확보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부턴 ‘도로 다이어트(도로 폭을 줄여 자전거 전용차로를 확보하는 사업)’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가 수립한 ‘광주광역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계획’은 2019년까지 자전거 수단분담률을 3.87%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 생활형 자전거도로 시범존, 무인 공공자전거 시스템 구축, 직원 출퇴근 자전거 주차시설 신설, 산업단지 자전거도로 신설, 산악자전거 코스 개발 등 30여 개의 과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필요해 산정된 총 소요예산은 674억 원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