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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고/언론보도

2015년 2월 2일(월) 광주드림

by 광주에코바이크 2015. 2. 2.

[세월호 ‘시민 상주’ 일기]자전거를 타는 또 다른 이유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
김지원
기사 게재일 : 2015-02-02 07:00:00
▲ 31일 진행된 자전거 순례 모습.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의 날씨를 검색했다. 영하 5도다. 추운 날씨를 감안해서 장갑, 버프, 발열내의 등 자전거 순례를 위한 복장 준비를 단단히 했다. 가족 네 명과 자전거 네 대를 한 대의 차에 싣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전거 두 대는 뒤쪽 거치대에, 다른 두 대는 뒷좌석을 접어 넣고, 남은 공간에 우리 형제는 쭈그리고 앉아 극락교까지 이동했다.

 오늘 자전거 순례는 오전 10시 상무역, 10시 반 극락교주차장에서 모여서 승촌보까지 다녀오는 3시간의 코스였다. 승촌보에서는 세월호의 인양을 촉구하고 세월호 가족들의 도보행진을 홍보하기로 했다. 상무역에서 출발한 분들과 극락교주차장에서 한 데 모였다. 오늘 자전거 순례가 갖는 의미에 대한 광주에코바이크 김광훈 사무국장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서 현수막을 펼쳐 ‘진실을 인양하라!’ 구호를 외치며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처음에는 너무 추워서 몸도 잘 안 움직이고,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귀도 시렸다. 하지만 타다보니 점점 추운 것도 잊고 즐겁게 달렸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마음도 상쾌해졌다. 얼마나 달렸을까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는 동안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자전거를 함께 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함께 힘을 합쳐서 해결해가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마시고 승촌보까지 힘차게 달렸다. 승촌보문화관으로 가는 다리에서 사람들이 일렬로 타는 모습을 보니 너무 멋있어서 사진으로 담았다. 추운 날인데도 휴일이라 그런지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았다. 계획대로 승촌보문화관에서 쉬고 계신 분들께 천일순례와 세월호 가족의 안산-팽목항 도보행진이 안내되어 있는 전단지를 나눠드렸다. 전단지를 나눠주시면서 아주머니께서 ‘내가 즐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면서 이런 의미 있는 일도 했다고 가족들에게도 자랑하겠다’는 말씀이 귀에 들어왔다. 국장님께서는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내용의 조끼를 만드는 계획도 짜오셔서 설명해주셨다.

 다시 극락교로 가는 길은 몸이 지치고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꽤 힘들었다. 갈 때 바람을 맞으며 ‘올 때는 바람이 도와줘서 편하게 오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바람을 맞으면서 춥고 눈물도 나려고 했다. 달리는 것은 항상 바람을 맞는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맞은편에 승촌보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어서 기운이 났다. 자전거 순례를 함께 하면서 참가한 사람들이 서로 친해져 있었다. 쉴 때는 서로 개인적인 얘기도 나눌 정도로 금세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또 힘든 사람이 있으면 서로 챙겨주는 모습도 정말 보기 좋았다. 멀리 보이던 풍경이 천천히 커지다가 드디어 종점인 극락교까지 도착했다.

 자건거 순례를 마치고 시민상주 사진기록팀 모임이 있는 시청자미디어 센터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은 차가운 날씨에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을 하루 종일 마음에 되새기며 실천한 마음 따뜻한 하루였다.

김지원 <일곡마을 촛불모임 청소년 참가자>

 

 

<지난 토요일(1월31일) 진행된 세월호 1000일 자전거순례의

기사를 김병일+이명숙 회원님의

큰 아들 김지원군이

광주드림에 기고한 글입니다.

부끄럽지 않기를 끊임없이 되새기게 만드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