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학교를 아는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시민(주부)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탄소배출 제로(Zero)인 자전거를 생활 속 주요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는 학습장이다. 매주 화·수요일 두차례씩 시청 앞 광장에 개설되는 ‘자전거학교’가 9일로 올해 교육을 마무리한다. 광주에코바이크가 3월부터 교육을 진행해왔으니, 거의 10개월만의 ‘종강’이다.
하루 전인 8일 오후 ‘자전거 학교’를 찾았다. 한 달 여의 교육으로 실력이 붙은 수강생들은 이날 시청사를 벗어나 광주천변을 질주했다. 초보티를 벗은 중년 여성들에게 자전거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이계숙(진월동 50) 씨는 ‘폭탄’으로 불린다. 왜 ‘폭탄’일까? 그녀는 바지를 걷어 올려 멍자국이 선명한 종아리를 보여줬다. “자전거 학교에서 가장 못 타는 사람을 ‘폭탄’이라고 불러요. 사실 자전거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전거 타는 것은 물론이고, 끄는 것도 못했어요. 둘째 시간에 자전거 끌기를 연습했는데 종아리에 하도 여러 번 부딪혀 커다란 멍이 생겼어요.” 이를 보고 가족들이 자전거 타기를 말렸을 정도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 나이에도 뭔가 도전해서 성취하고 싶었거든요. 이런 저를 보면서 친구들도 자전거 학교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겠다고 해서 뿌듯했어요.” 이 씨가 힘겹게 전진하는 동안 고효점(쌍촌동 58)씨는 가을 하늘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주행했다. 그녀는 자전거학교 23기 우등생. 자전거학교에서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새 자전거를 직접 구입했다. “사실 젊었을 때부터 자전거를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배울 기회도 시간도 없었죠. 퇴직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겼는데, 자전거 학교를 알게 돼 신청하게 됐죠. 수업을 통해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탈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아요.”
이날 광주시청부터 무등경기장 근처까지 왕복 약8km를 광주천변 따라 달렸다. 이들말고도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많았다. 시민들은 가을 억새와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자전거도로 주변 곳곳에 쓰레기와 동물 사체가 방치돼 악취가 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또 화장실과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이 씨와 고 씨가 자전거학교 수업을 마칠 무렵, 다음 3시 타임 수강생들이 시청 앞 광장에 모였다. 운암동에서 온 조금희 씨는 앞으로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저도 젊었을 때 자전거를 타다가 오랜만에 타려고 하니 쉽지 않았죠. 그런데 강사님과 함께 자전거 학교를 하면서 이제는 잘 타게 됐어요. 앞으로 출퇴근할 때나 장보러 갈 때는 자전거를 이용할 생각이예요.” 그녀는 자전거의 매력을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나이를 먹으면서 누구나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자전거를 타면 자연스럽게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즐겁게 자전거를 타면서 경치도 구경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죠. 특히 우울증을 겪는 주부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자전거를 타면 운동도 되고 친구도 만들 수 있어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양세열 기자 ysy@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