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봄기운 완연한 날씨 덕이다. 광주에서 이를 확인하자면 광주천만큼 확실한 곳이 없다. 동에서 서까지 길게 뻗어 있고, 광산구를 제외한 4개 구를 모두 관통하며, 차와 분리된 전용도로라는 이점에 자전거 이용자가 몰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천변엔 자전거 행렬이 이어졌는데, 같은 코스를 오가는 보행자 수와 비슷할 정도였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가 그리 편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자전거도로 곳곳이 패이고 바닥이 들고 일어나 울퉁불퉁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안 타는 사람은 심정 모를 겁니다. 자전거엔 완충 장치가 없잖아요. 천변을 달리고 나면 속이 울렁울렁 거리고, 엉덩이가 얼얼할 지경입니다.”
김광훈 광주시그린스타트네트워크 자전거실천단장은 “유난히 혹한이었던 겨울을 보내고 난 뒤 사정은 예년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노면 보수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광주시청 인터넷 게시판에도 같은 고민이 올라왔다.
‘동구 지원동에서 상무지구 버들마을까지 매일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김모 씨는 “도로 바닥이 갈라지고 울퉁불퉁해서 자전거 타기가 위험하고 힘들다. 드물게 몇 군데 보수가 이뤄져 몇십 미터씩 좋은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태가 심각하다”면서 “고유가 시대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말로써 이뤄지는 게 아니다. 하루빨리 도로를 고쳐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본보가 둘러본 서구 유촌동 광암교 인근 광주천변 역시 민원과 다르지 않았다. 날이 풀리면서 자전거가 눈에 띄게 많아졌지만, 도로는 한 눈에 보기에도 울퉁불퉁했다. 아스콘 포장이 점도를 상실하면서 콩알만 한 알갱이들이 떨어져 나와 도로 곳곳에 뒹굴었다. 자전거엔 자갈밭이나 다름없을 노면 상태인 것. 아예 움푹 팬 곳도 많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60대 어르신은 ‘골 때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어지는 건 “노면 보수를 서둘러달라”는 주문이었지만, 광주시나 각 자치구의 인식이 자전거 이용자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게 한계다.
광주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내려보냈다”고 했지만, 구청에선 아직 현장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광주시가 노면 보수 외에 다른 사업을 주문하면서 각 구청이 설계 작업에 더 몰두해 있는 탓이다.
2억5000만 원을 지원받은 한 구청 관계자는 “광주천으로 진입할 수 있는 횡단로와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경사로 설치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어, 현재는 이를 수행하기 위한 설계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천변으로의 횡단로와 경사로는 시 하천관리부서와 협의가 이뤄져야 예산의 윤곽이 나오고, 이게 확정되면 나머지 예산으로 도로관리부서와 협의해 자전거도로 노면 보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현재로선 노면 보수가 어느 구간까지 가능할지, 또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모든 구의 사정이 이와 다르지 않으니, 광주천 자전거 이용자들의 ‘엉덩이 불’이 식혀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